좀 지난 일이긴 하지만
얼마 전에 카썸(Carsome)을 통해 자동차를 처분함
말레이시아에는 다양한 중고차플랫폼이 있음
과거에는 개인에게 자동차판매광고를
올릴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Carlist나 Mudah 같은 플랫폼들이 인기였는데
최근 들어서는 Carsome이나 Mytukar처럼
개인의 자동차를 직접 사들여서
다른 중고차 구매자에게 파는
기업들의 인기가 늘어나고 있음
카썸은 말레이시아 최초의 유니콘기업인데다
레딧같은데 후기글이 올라온 것들을 보면
전반적으로 이용후기가 나쁘지 않길래
써봐도 괜찮겠다는 판단이 들어 이번에 이용해봄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카썸을 통해 빠르게 차를 팔 수 있었고
그 후 주변에 차를 판다는 사람들에게도
카썸 이용을 추천하고 있음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은
카썸 같은 중고차플랫폼은
중고차딜러들한테 파는 것보다는
값을 더 받을 가능성은 높지만
Mudah같은데에 직접 판매글을 올려서
파는 것보다는 손해 볼 가능성이 많음
(물론 차 모델에 따라 다름)
그래서 시간이 많고 중고차 구매자들의 연락에
수시로 대응할 수 있고 가격협상 하는게
힘들지 않은 사람이라면
Mudah나 Carlist나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등을
통해 차를 파는걸 추천함
물론 그 반대인 경우
시간도 없고, 사람 만나는 것도 싫고
JPJ 업무도 누가 대신 해줬음 좋겠다
이런 사람들은
카썸이나 Mytukar 같은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함
가장 큰 장점은 몸이 매우 편하다는 거임
전반적인 경험은 만족스러웠음
그런데…
차를 파는 과정에서
내국인이 아닌 외국인 입장에서
불안을 느낄만한 요소들이 너무 많았던지라…
(짧은 시간에 스트레스지수가 Max를 찍음ㅋㅋ)
그 불안요소들이 무엇이었는지
앞으로 카썸을 통해 차를 팔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 미리 알면 좋을 듯 하여…
후기를 공유하고자 함
타임라인은 다음과 같음:
10월 28일(토) 자동차 인스펙션 받음
10월 29일(일) 자동차 견적 받음
10월 31일(화) 자동차 넘김
11월 1일(수) 푸스파콤 (PUSPAKOM) 대행
11월 3일(금) JPJ 방문
11월 4일(토) 차값 입금 받음
타임라인을 보면 알겠지만
인스펙션을 받은지 일주일만에 차를 팔았으니
말레이시아에서 보기 드문 스피디함이라 할 수 있음
이 점은 매우 높이 평가함
그런데 타임라인을 잘 살펴보면
대충 어디서 불안을 느꼈을지 감이 올 듯한데…
바로 10월 31일 자동차를 넘긴 시점에서
11월 4일 돈을 입금받을 때까지 텀이 길다는 것임
그 사이에 나처럼 생각이 많은 사람들은
온갖 불길한 상상에 휩쌓일 수 있음
뉴스에서 접했던 다양한
피싱사기 시나리오들이 머릿속에 펼쳐짐ㅋㅋㅋ
사실 찝찝한 느낌은 처음부터 들었음
불안요소 1: 인스펙션 장소가 허접하다
카썸 홈페이지에서 인스펙션 예약을 하면
가까운 인스펙션센터를 선택할 수 있는데
나는 그냥 거리상으로 가까운
코타다만사라 NSK Tea Live로 선택함
그 버블티 가게 Tealive가 맞음
설마 Tealive 매장에서 검사를 하진 않을테고…
어떻게 하겠다는거지? 좀 궁금한 마음에
Tealive를 선택한 것도 있음 ㅋㅋ
참고로 인스펙션은 공짜임
인스펙션 받고 안 팔아도 상관 없음
어쨌든 검사예약을 하면
Whatsapp으로 예약 확정 메시지가 오는데
여기까지는 전문적인 느낌 들고 괜찮았음
근데 막상 검사 당일
NSK Tealive 매장으로 갔더니
카썸 데스크 같은거라도 있는건가? 했는데
그런건 없고
그냥 작은 테이블 위에 카썸 직원 이름이랑
연락처만 적힌 종이팻말만 있음
알고보니
카썸 직원에게 연락을 하면
같이 NSK 주차장으로 가서
주차장에서 검사를 진행하는 시스템임
처음엔 이런 식으로 할 줄 몰라서
(근처 워크샵으로 가던가 할 줄)
뭔가 허접하다… 생각했는데
검사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결과
장소만 구릴 뿐
검사 자체는 허접하게 하지 않았음
깨알같은 흠집도 다 잡아내겠다는 기세로
사진도 엄청 찍고 운전도 하고 다 함
Whatsapp 메시지에는
검사시간이 30-45분 걸린다고 나와있지만
실제 검사시간은 20분 정도였음
사실 이건 내가 스스로 자초한 불안요소라ㅋㅋ
이걸 트집 잡는건 카썸에 불공평하기 때문에…
솔루션:
제대로 된 곳에서 인스펙션을 받고 싶다면
Tealive라고 적힌 곳들 말고
이런👇 곳들을 방문하면 됨
불안요소2: 연락을 카썸 공식 채널을 통해서 안 함
이게 사실상 내가 카썸을 이용하면서
가장 불만을 느꼈던 부분임
인스펙션 다음날인 일요일 아침
10시경에 어떤 모르는 핸드폰번호로부터 전화가 옴
받아보니 전날 인스펙션을 해준 사람이 아닌
또 다른 카썸 직원이었음
차량검사결과 가격은 얼마를 줄 수가 있는데
얼마까지 생각하냐고 물어서
내가 바라는 금액을 말했더니
내 차는 수요가 적어서 최고 얼마까지만 줄 수 있다 함
하여간 팔지말지 고민해보고
화요일까지 대답을 달라고 하면서 끊음
통화할 때는 경황이 없어서
그냥 그쪽에서 말하는대로 대답을 했는데
끊고나서 생각을 해보니까
아니 왜 차량 견적을
기록도 안 남는 전화로 알려주지?
싶은거임
말레이시아 서비스업체들은
회사번호가 아닌 개인폰으로 연락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거 자체는 그러려니 하는데
몇십 몇백 링깃이 걸린 서비스면 몰라도
몇만 링깃이 걸려있는 거래를 하는데
공식채널을 통하지 않는게 너무 찜찜한 것…
whatsapp으로 연락이 오면
그나마 메시지에 기록이라도 남으니 괜찮은데
전화해서 말로 ‘차 가격 얼마까지 줄 수 있다’
이러는게 너무나 오피셜하지 않고 불안한…
기록을 안 남기면
나중에 말을 바꿀 수도 있는거 아닙니꺄?!
사실 카썸 말고도 Mytukar이라는 플랫폼에서도
인스펙션을 받고 견적을 받았었는데
Mytukar은 공식채널을 통해서 소통을 해서 좋았음
근데 Mytukar의 문제는 카썸처럼
빨리빨리 연락을 안 줌
카썸은 내 예상보다도 빠르게 연락을 주고
진행상황에 대한 피드백도 빠른데
Mytukar은 연락이 올 때가 됐는데도
안 와서 내가 계속해서 진행상황을 그쪽에 물어봐야함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지만
공식채널을 통하니까 오히려 대응이 느린가? 싶기도 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차의 경우
Mytukar에서 제시한 가격이 카썸보다 낮아서…
결과적으로는 카썸에 차를 팔기로 함
소통에 대한 부분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솔루션: 그러려니
불안요소3: 푸스파콤 대행을 시키면 차를 먼저 넘겨야 하는데 차를 넘긴 것에 대한 기록을 안 줌
차를 팔기로 결정하면 그 다음 스텝이
푸스파콤(PUSPAKOM)에 가서
차량점검을 받는건데
내가 직접 차를 갖고가면
점검비 30링깃만 내면 되지만
직접 못 갈 경우 카썸에서 대신 가줄 수 있음
대신 점검비와 대행비 합해서 350링깃을 내야함
카썸 직원이 푸스파콤 B5 서류를 떼러
직접 갈지 대행을 시킬지 묻길래
대행을 시키겠다고 했더니
대행을 시키려면
차량등록증, 자동차키, 자동차를
카썸에 넘겨줘야하기 때문에
10월 31일에 차를 넘겨주게 됨
여기서 불안증이 폭발함ㅋㅋㅋ
10월 31일에 푸스파콤 대행을 위해
카썸 Kelana Jaya지점을 방문했는데
카썸 직원이
자동차키, 스페어키, 차량등록증을 받더니
다음날 푸스파콤을 갈 예정이고
JPJ는 금요일에 갈 수 있는데
어느 브랜치를 선호하냐 묻길래
왕사마주 브랜치를 말했더니
그럼 내일 푸스파콤 검사하고 연락할게~
하고 헤어지려하는거임
그래서 내가
차를 넘겼는데 영수증이라던가
아무런 페이퍼도 안 주냐? 물으니
푸스파콤 대행의 경우
카썸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니고
에이전트 개인계좌로 대행비를 지급해야 하는거라서
영수증을 발급해줄 수 없다 함
그러면 차키랑 차량등록증을 받았다는 수령증 같은건?
하고 물으니 그런건 원래 안 준다고 함 ㅋㅋ
아니… 내국인들이야 그렇다쳐도
이쪽은 외국인이라고요
가만히 있어도 내국인들에 비해
불리한 일을 당할 가능성이 높은데
미심쩍은 마음에 재차 물으니
다른 사람들도 다 이렇게 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면서 보내는거임
아니 걱정이 되는데요?
뭐 줄게 없다고 하니 어쩔 수 없이
그대로 집에 오긴 했는데
집에 와서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감이 증폭됨ㅋㅋㅋ
게다가 주변 사람들이
차를 그렇게 덜렁 주고 오면 어떡하냐?
핀잔폭격을 하는 탓에
그 놈이 괜찮다고 한 말만 듣고
아무런 증거서류도 없이 차를 두고 온
스스로가 너무나 한심하게 느껴짐ㅋㅋㅋ
결국 카썸 고객센터에 whatsapp을 보냄
그랬더니 카썸에서 주는 서류는
나중에 JPJ 가서 명의이전할 때 주는
Bill of Purchase뿐이라는 듯한 답변이 돌아옴
그러면서 카썸 시스템에 내 차량정보가 있으니
걱정말라고…
그런데도 여전히 불안함이 100% 해소된건 아니라
Kelana Jaya 담당자에게도
다시 whatsapp을 보냄ㅋㅋ
내가 외국인이라 불안하니까
니가 내 차 받았다는 증거될만한걸 달라고 했더니
이 서류 사진과 함께
내 차량등록증이랑 차키 사진을 보내옴ㅋㅋㅋ
아니 처음에 좀 보내줬으면 좀 좋아?
질문: 이걸로 불안감은 해소되었을까요?
정답:
현지인 친구한테도 상황을 얘기했는데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너무 릴렉스한 방식으로 일을 해서 그런거다
카썸은 큰 회사라 너한테 사기치지 않을거다
내가 보기엔 문제 없어보이지만
니가 정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으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서 확인해봐라
라고 조언을 해줌
다음날 아침…
9시 되자마자 카썸 고객센터에 전화함
그 전날의 상황과 내 우려에 대해 얘기했더니
대수롭지 않은 일인듯 그렇구나- 하더니
어느 브랜치에 차를 넘겼고
담당자 이름은 뭐냐고 묻길래
다 알려줬더니
해당 담당자는
그 브랜치의 매니저급 직원이고
니 차 정보도 카썸 시스템에 기록되어 있다고 함
실제로 근무하는 직원인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의심병자처럼 보일까봐
차마 못 물어보고 있었던 정보를 먼저 알려줘서
이 정도 물어봤으면 됐다…
더 이상 의심하면 문제 있는거다!
푸스파콤 검사 끝나면 연락주겠지~
하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릴렉스하기로 함
이 부분도 대한 불안요소도 내가 자초한거라
뭐라 말하기가 애매한데
사실 푸스파콤 대행 안 시켰으면
먼저 차 넘길 일도 없고 불안에 떨 일도 없었음ㅋㅋ
솔루션: 푸스파콤 대행 안 시키고 직접 처리하면 됨
불안요소4: 공식채널이 있는데 왜 굳이 공식채널을 사칭한 듯한 번호로 연락을 함?
고객센터와 통화를 마치고 약 두시간 후…
이번엔 또 다른 카썸 번호에서 whatsapp이 왔는데…
JPJ 방문 시간이 정해졌고
지참서류는 뭐뭐다 라고 안내하는 메시지였음
이 메시지가
언뜻 보면 공식 whatsapp에서 온 것처럼 보이는데
공식 채널은 이렇게 verified 마크가 있음
근데 나한테 온 whatsapp 메시지의 연락처는 이러함
공식채널이 있는데 왜 굳이
공식채널인척 하는 느낌의 연락처로 연락을 하는지…
하고 또 의심에 불이 붙으려고 했으나…
간밤의 불안감에 이미 심신이 지쳐버려서
걍 의심을 하지 않기로 함ㅋㅋㅋ
솔루션: 그러려니2222
불안요소5: 명의이전을 마친 다음에 입금하는 시스템
드디어 JPJ에 가는 날
아침에 JPJ 안내메시지를 보낸 카썸연락처로
연락을 했더니
JPJ를 가는 카썸직원은 또 따로 있는지
또 다른 새로운 폰번호를 알려줌🤦♀️
여기까지 내가 컨택한 카썸 관련 핸드폰번호
1. NSK Tealive 인스펙션 직원
2. 카썸 Kelana Jaya지점 직원
3. JPJ 방문에 대해 안내하는 직원
4. JPJ에 같이 방문하는 직원
이 모든걸 그냥 공식채널을 통해 안내할 순 없는건지?
하여간 JPJ 같이 가는 직원에게 연락했더니
내가 차를 이미 넘겼다는 사실과
카썸에서 푸스파콤 서류 대행해준 사실을 모르고 있음
ㅋㅋㅋㅋ
결국 푸스파콤 서류를 JPJ에서 그랩으로 받기로 하고
카썸 직원과 JPJ에서 만났는데
카썸 같은 회사면 왠지 이미지상
JPJ랑 모종의 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서
별도의 창구를 통해 빠르게 처리를 할 줄 알았는데
그딴거 없음ㅋㅋㅋ
남들이랑 마찬가지로 번호표 뽑고 20분 정도 기다림
내 차례가 되서
명의이전 서류에 지문을 찍고
수수료 100링깃을 지불하니
드디어 카썸 직원이 Bill of Purchase를 줌
대금은 24시간 이내에 입금될 거라는 말을 듣고
카썸 직원과 헤어졌는데
사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함을 느낌
근데 나는 이미 그 전에 여러 단계에서
불안함을 느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걍 그러려니…
(그리고 이미 알고 있었음)
현지인들 중에 1-2시간 안에
입금 받았다는 사람들이 있어서
JPJ 갔다오자마자 거의 한 시간 간격으로
입금됐는지 확인했는데 그 날은 입금 안 됐고
다음날 오전에 입금된 거 확인함
한국 같으면 입금했다는 안내메시지
당연히 보내줬을텐데 여기는 그런거 없음 ㅋㅋㅋ
어쨌든 24시간 안에 입금된거니까 만족스~
차 인스펙션부터 입금 받기까지 일주일 정도면
스피디하게 잘 팔았다고 생각함
소통하는 측면에서 아쉬운 점은 많았지만
이 부분만 개선되면 더 좋을 것 같음
하여간 나는 어쩌다보니
스스로 불안한 상황을 자초해서
지옥같은 일주일을 보냈지만
시간적 여유가 되는 사람들이라면
처음부터 제대로 된 인스펙션 센터에 가서
푸스파콤도 대행을 맡기지 않는다면
마음 편하게 잘 팔 수 있을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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