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다시피 말레이시아는 still 개발도상국이고 인프라를 열심히 확충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만큼 인프라가 갖춰져있지 않아 대중교통이 그닥 잘 안 되어 있다. 그랩이 잘 되어 있긴 하지만 만약에 오래 살 생각이라면 차가 없이 살기엔 불편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1년 이상 살 생각이 있는 사람들은 차를 사기 마련인데... 차가 있으면 어딜 가기 전에 그 곳에 주차할 곳이 있는지부터 먼저 체크를 하지 않습니까? 저도 그렇기 때문에 이런 포스팅도 작성을 했었고요...
말레이시아 주차앱 좀파킹(JomParking) 사용해본 후기
말레이시아 주정차 위반 과태료(Parking Summons)에 대해 알아보자
위 포스팅들은 길거리 주차를 할 경우에 대한 내용이고, 만약에 쇼핑몰에 주차를 한다면 어떨까? 예전에 싱가포르에 차를 가져간 적이 있었는데, 싱가포르 쇼핑몰 주차장들은 거의 대부분이 현금을 받지 않는 cashless 주차장이라 주차장 입구에서 오도가도 못 하고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말레이시아도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로 향해 달려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주차장들이 현금을 받고 동시에 터치앤고(Touch 'n Go)나 신용카드로 지불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쇼핑몰에서 주차를 할 때는 문제가 발생할 일이 거의 없지만, 쇼핑몰마다 있는 무인 주차요금 정산기, 여기 말로 오토페이 머신! 이것에 대한 - 굳이 알 필요는 없지만 알게 되면 좀 흥미로운? tmi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말레이시아 무인 주차요금 정산기에 관한 TMI
TMI #1 : 오토페이 머신에서 나오는 목소리의 정체
말레이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토페이 머신은 AMANO, Evoxen과 Maxpark사꺼인 경우가 많다. 특히 말레이시아에 사는 한국인들이라면 솔라리스에 자주 갈터이니 위 사진 속의 AMANO 정산기가 익숙할 것이다. 아시죠 여러분?
플리스 인썵유어 파r킹 티켓. 퓌- 이스 - 투 - 링잇
플리스 페이 유어 파r킹 퓌 바이 캐쉬
플리스 유스 코인스 오어 뱅ㅋ놋스
더 리턴 티켓 이스 뤼콰이어d 웬 엑씨팅
마치 임창정이 처음 날 닮은 너를 불렀을 때 '두려워 겁시나' 를 듣고 우리 모두 뭐야? 겁이나지 뭔 겁시나야 지금 어그로 끄나? 라고 생각을 했지만 노래 따라부를 때마다 너도나도 깨알같이 겁시나로 발음하고 싶어지는 것처럼
이 기계 역시 기계가 뭔 말이 이렇게 많아 특히 퓌- 이스 - 투 - 링잇 때문에 왠지 모르게 거슬려서 무의식적으로 전체 멘트를 외우게 되고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뭔지 아시죠
아무튼 멘트를 딱딱 끊어지게 하고 목소리도 뭔가 로보틱해서 당연히 기계음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음!
10년전쯤 AMANO에서 재직중이었던 직원이 녹음한걸 지금까지도 사용하는 거라고 한다. 지금은 더 이상 이 회사를 다니고 있지 않다고 하는데, 회사 다닐 때 상사가 시켜서 녹음한 목소리가 그만둔지 10년 후에도 여전히 회사 제품에서 사용된다고 생각하면...나라면 좀 많이 싫은...
TMI #2 : 오토페이 머신이 자꾸 내 돈을 거부한다면?
요즘은 대부분 동전을 안 갖고 다니니까 주차요금을 정산할 때도 지폐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 기계에 지폐를 넣으면 다시 토해내는 경우가 정말 많다. 뒤에 사람들 쭉 서있는데 가지고 있는 지폐는 몇 장 안 되고! 얄미운 기계는 자꾸 내 돈을 뱉어내고! 이런 상황에 처한 적이 한 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되냐? 지폐를 좀 구기면 된다. 너무 막 이런식으로 구기진 말고.. ▼
주차정산기가 지폐를 인식하는 방법은 지폐의 크기, 두께, 색깔과 지폐 표면에 있는 마그네틱 패턴을 바탕으로 1링깃인지 5링깃인지를 식별해서 받아들이는건데, 지폐를 조금 구기면 표면에 굴곡이 생겨서 기계 센서가 인식하기가 더 쉬워진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다음 번에 만약에 지폐를 넣었는데 기계가 지폐를 끊임 없이 뱉어낸다면, 지폐를 살짝 구기거나 접었다 펴서 다시 넣어보길 바란다.
TMI #3: 주차티켓을 핸드폰이랑 같이 보관하면 안 될까?
정답은 YES. 단, 주차권이 자기식(마그네틱) 주차티켓일 경우에만 같이 보관하면 안 된다. 아래 사진에서 왼쪽 바코드형 티켓은 상관 없는데, 오른쪽 마그네틱 스트라이프가 붙은 주차티켓은 핸드폰이랑 따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자기식 주차티켓은 티켓번호, 출입 시간/날짜, 스테이션 ID 등 주차정보를 마그네틱 스트라이프(자기띠)에 인코딩을 하는데, 핸드폰과 같이 전자파를 발생시키는 전자기기 옆에 주차티켓을 두면 이 정보가 제거될 수 있다. 그래서 주차요금 정산기에 주차티켓을 넣었는데 카드를 못 읽거나 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주머니에 주차티켓을 핸드폰이랑 같이 넣지 않는 게 좋겠죵?
TMI #4: 오토페이 머신에 동전투입구는 있는데 왜 동전을 안 받나?
주차요금을 낼 때 지갑에 잔돈은 없고 동전만 있는데 기계에 동전을 받지 않는다는 문구가 써붙여져 있는 것을 보고 큰돈을 잔돈으로 바꾸고 다시 온 경험이 있는가? 전 있음... 기계에 동전투입구가 있으면서 동전을 안 받는 이유는 뭘까?
이유는 주차장 운영자들이 동전을 싫어해서...라고 한다. 생각을 해보셈. 자판기 같은 것들도 사람들이 돈 넣고 음료 사 먹으면 그 돈을 수거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 아니에요? 근데 수거할 때 가벼운 지폐가 좋겠음 무거운 동전이 좋겠음? 게다가 나중에 은행에 동전을 입금하러 갈 때도 지폐보다 동전 입금 수수료가 더 든다고 하니...운영자들 입장에서는 지폐로만 받는 게 여러모로 좋겠죠. 그리고 동전을 받으면 어떤 미친놈들이 동전이 아닌 것들을 동전투입구에 넣는 일도 생겨서 기계결함을 예방하기 위해 막아놓는 것도 있다고 한다.
아무튼 주차요금을 낼 때는 꼭 1링깃이나 5~10링깃 짜리 지폐를 준비하고 있도록 하자.
TMI #5: 잔돈이 없다는 메시지가 떠 있는 머신은 뭐지?
가끔 가다 오토페이 머신에 'No Exact Change' - 잔돈이 없다는 문구가 표시되는 경우가 있다. 아니, 그 동안 주차비를 낸 사람들이 있을텐데, 그 사람들이 낸 지폐로 잔돈 주면 되는거 아녀?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게 그런 식으로 되는게 아닌가보더라구요...
오토페이 머신 안에는 돈 받는 상자와 돈 주는 상자가 구분이 되어 있어서, 누군가가 주차비를 내서 돈 받는 상자에 지폐가 많다고 하더라도, 돈 주는 상자에 지폐가 바닥 나면 기계에 잔돈이 없다는 문구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럴 때는 정확한 금액을 넣어야 하니 주차비를 낼 때는 잔돈을 충분히 마련한 상태로 가는 게 좋다.
TMI #6: 주차 티켓을 잃어버렸어요! 다시 가서 새로 뽑아오면 안 될까?
정답은 안 됨.
왜냐하면 모든 주차장 티켓 뽑는 지점의 바닥에는 철을 인식할 수 있는 자기 루프 코일(magnetic loop coil)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자동차가 가야 센서가 인식을 하고 티켓을 뽑을 수가 있지, 사람이 가서 백날 버튼을 눌러봤자 티켓이 안 나온다.
대부분의 주차장들은 주차 티켓 분실시 적게는 20링깃, 많게는 100링깃까지도 벌금을 물기 때문에 주차티켓은 반드시 잘 보관하도록 하자.
TMI #7: 터치앤고로 주차비를 내면 편하긴 한데 10% 수수료가 부과된다고?
정답은 YES OR NO. 대부분의 주차장들은 현금 지불 외에도 충전식 교통카드인 터치앤고 카드로도 지불을 할 수 있게끔 되어 있다. 티켓을 뽑고 오토페이 머신까지 가서 지불을 하려면 귀찮으니까 터치앤고로 찍고 들어갔다 나가는 사람들이 많은데, 터치앤고를 사용하면 10%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주차장들이 있다. 그러니까 만약에 주차비가 10링깃이 나왔다면 11링깃을 내야한다는 뜻. 터치앤고 말로는 이 10%의 수수료를 터치앤고-주차장 운영회사-건물주간 합의하에 징수를 하는 것이고, 주차장에서 사용되는 터치앤고 시스템을 관리하고 업그레이드 하는데 쓴다고 함.
그런데 사람들이 하도 난리치니까 작년 11월에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앞으로 터치앤고 수수료를 단계적으로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2017년 10월부터 터치앤고 시스템을 도입한 주차장들은 10%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하니 앞으로 터치앤고로 주차할 때 확인해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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