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할수도 있는 정보

말레이시아에서는 함부로 총기를 소지할 수 없는데 왜 총기사고가 발생하는걸까?

unidesu 2019. 12. 30. 16:38

 

최근 몇 년 사이 말레이시아 뉴스를 보다보면 총기사건에 관한 기사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가 있다. 특히 2016년이 피크였던 것 같은데 이 때는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총기사고 기사를 접했던 것 같다.

(경찰에 따르면 대부분의 총기사건은 청부살인과 관련이 되어 있다고 한다 ㅎㄷㄷ 놀랍게도 말레이시아에서는 5천에서 만오천 링깃 정도만 들이면 킬러를 고용할 수가 있다고.)

 

물론 사바주 해안지역 위험한 곳에서는 총기사건이 종종 발생하긴 하지만... 도심에서 누가 총에 맞아서 죽었다고 하면 불안해지잖아요?! 9월달에도 Rawang에서 두 사람이 총에 맞아서 죽었다고 하고, 대체 다들 어디서 총을 구해서 쏴제끼는거여? 여기가 미국도 아니고. 

 

말레이시아에서는 총을 구하기가 쉬운건가? 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이번 포스팅에서는 말레이시아의 총기 사정에 대해 조사해보도록 하겠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총기를 소유할 수 있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말레이시아에서는 개인이 총기를 소유할 수 있다. 단! 허가를 받아야 한다. 총기와 관련된 법으로 무기법(Arms Act)화기법(Firearms Act)이 있는데, 만약에 허가 없이 총기를 소지하거나 제조, 사용할 경우 무기법이나 화기법에 따라 처벌 당할 수 있다. 

 

이런식으로 태형을 당한다 ㄷㄷ (출처: wikipedia)

 

▶허가 없이 총기 소지 - 징역 14년 + 태형 6대

허가 없이 총이나 탄약 제조 - 사형/무기징역 + 태형 최소 6대 이상 

▶누군가에게 총 발사 - 사형 

▶가짜총으로 협박 - 징역 10년 + 태형 최소 3대 이상 

 

 

총기소지 허가 신청을 하려면? 

 

말레이시아에서는 두 가지 종류의 총기에 대한 소지 허가를 신청할 수가 있다. 바로 샷건(shot gun)핸드건(hand gun)인데, 샷건이 핸드건보다 숨기기가 어렵기 때문에(ㅎ..) 신청 난이도가 살짝 더 쉽다고 한다.  1) 18세 이상의 성인이고,  2) 범죄기록이 없고3)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거나 신체적 장애가 없으면 신청이 가능하다.  여기다 플러스로 직장경력, 납세기록, 은행 거래기록 등 제반서류들을 제출하면 된다. 

 

샷건(좌) 핸드건(우)  (출처: wikipedia)

 

뭐야? 간단하네? 신청할 수 있겠당! 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ㄴㄴ 그렇지 않음... 왜냐? 여권 신청하는 것처럼 신청하면 뚝딱하고 바로 총을 살 수 있는게 아니라 승인 받는게 어어어어엄---청 어렵다고 한다. 승인절차는 지방경찰서장→ 지방경찰청장→ 경찰청장 총 3단계를 거치게 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내가 왜 총을 소지해야 하는지 경찰이 납득할만한 이유가 있지 않는 이상 승인 받기가 엄청 어렵다. 신청서 체크리스트를 보면, 총기소지 목적으로 선택 가능한 항목이 3가지가 있다: 1) 개인/재산/회사 보호 목적  2) 개인/가족/재산 보호 목적  3) 스포츠 (사격 등) 목적.

 

예를 들면, 보안업체나 경비업체를 운영하는 사장님이라서 총이 필요하다고 할 수도 있고, 직업 특성상 부상을 당하거나 살해 당할 위험이 높아서 (변호사처럼)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총이 필요하다고 할 수도 있고, 토지소유자일 경우 야생동물로부터 목숨 및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총이 있어야 한다고 할 수도 있고, 사격클럽의 회원이라 주기적으로 사격 활동을 하는데 총이 필요하다는 등, 경찰을 설득할 수 있는 이유를 대야하고 관련 증빙서류들을 같이 제출해야 그나마 승인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필요한 서류들을 모두 갖추고 신청을 했는데도 승인 받는데 기본적으로 1년 이상은 걸리고, 심지어 3년(!)만에 받았다는 사람도 있다. 신청하고 승인 받은 사람들은 그나마 양반이지, 두 세차례 리젝 당한 후에 겨우 승인을 받은 사람들도 수두룩하다고 한다. 만약에 리젝을 당하면 다시 새로 신청해서 또 다시 세월아 네월아 기다려야 한다고 하니... 나는 총기 소지허가 신청할 마음도 애초에 없지만 내가 신청자라면 진짜 화딱지가 나겠다 싶음

 

만약에 운 좋게 승인이 나서 총기 소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승인이 나도 겁나 귀찮음... 일단 총기 다루는 방법을 훈련 받아야 한다. 훈련은 사격클럽을 가거나 총 딜러한테 물어봐서 알아서 받아야 한다 경찰한테 물어봐도 안알랴줌. 그리고 어렵게 어렵게 허가를 받았으면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 허가를 또 매년 갱신해야 한다 (윽) 게다가 만약에 총알을 다 썼다면 새로 사야지! 할 수 있는게 아니라 경찰서에 총알 구입 신청서를 내서 승인을 받아야 새로 총알을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에 합법적으로 총기를 소지한 사람이 약 9만명 있다는데, 진짜 리스펙트합니다.... 이런 과정을 다 인내한 끝에 받았다고 생각하니... 

 

 

 

허가받기가 이렇게 어려운데 총기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는 뭐야? 

 

출처: freemalaysiatoday.com

 

대부분의 총기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총기나 총알을 보면 말레이시아-태국 국경지대나 사라왁-인도네시아(칼리만탄) 국경지대에서 불법으로 밀수한 것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국경을 넘기 전에 미리 총을 분해한 다음 넘어와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밀수를 한다고 하니, 적발되기가 쉽지 않을 법도 하다. 이렇게 밀수한 총들 중 싼 건 300링깃에도 구할 수도 있다고 한다. 반자동권총은 2,500링깃부터 거래되고, 좀 비싼 총들은 8,000~10,000링깃 사이에 거래된다고 한다. 총알은 한 상자에 50개 든 게 100링깃 이하에 거래된다고.

 

지금도 여전히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2013년에는 총을 대여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해서 문제된 적도 있었다. 총을 사려면 몇천링깃씩 내야 되고 걸리면 골치 아파지니까 300링깃 주고 3시간 빌린 다음에 (총알은 개당 80센트;) 후딱 쓰고 반납하면 깔끔하고 들키기도 쉽지 않고 총 소지자는 돈 벌어서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는 아니고 절대 대여해주거나 대여하면 안된다. 걸리면 알죠?▼

 

법을 위반하지 않도록 합시다

 

아무튼 이렇게 불법적으로 밀수한 총기로 사람을 쏴죽이는 일이 가끔가다 발생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와씨 말레이시아 가지 말아야겠다 ㄷㄷ 할 필요는 없음... 왜냐하면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대부분의 총기사건들은 청부살인과 관련된 케이스들이 많기 때문에 본인이 누구한테 원한 살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미국처럼 어떤 미친놈이 불특정다수를 향해서 총을 쏴대는 일이 발생한 적도 없고, 그저 법 잘 지키면서 착하게 살았다면 걱정 ㄴㄴ 

 

 

 

(번외) 그렇다면 호신용으로 무기를 소지하는 건 괜찮을까? 

 

부식성, 폭발성 물질 및 공격성 무기법 (Corrosive and Explosive Substances and Offensive Weapons Act 1958)에 따라 말레이시아에서는 타인을 해할 수 있는 무기들을 소지해서는 안 되고, 대표적인 무기들은 다음과 같다:

 

 

칼이나 도끼 이런건 그렇다 치더라도, 스턴건이나 테이저건도 안 되나요? 온라인에서 팔던데요? 

 

출처: lelong.com.my

 

스턴건은 팔아도 안 되고 사서도 안 되고 (허가를 받으면 가능하지만 위에서 말했다시피 허가 받기가....ㅎ) 당연히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것도 불법이다. 이 기사를 보면, 대부분의 스턴건들에 손전등 기능이 있어서 수출업자들은 보통 손전등으로 신고를 하고 통관을 시킨다고 한다. 세관직원들이 물리적으로 하나하나 다 체크할 수가 없어서 그냥 통관이 되는 듯... 

 

아니 그러면 호신용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소리 아님? 예... 그렇습디다...  합법적인 목적이 없이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물건을 소지하는건 기본적으로 안 되고, 적발되면 5~10년간 징역살이를 할 수도 있다고 한다. 합법적인 목적이 뭔데? 경찰이나 군인이라서 직업특성상 무기를 소지해야 되는 그런거 있잖아요... 그럼 그냥 들고 다니지 말라는거네? (예...)

 

만약에 호신용 무기를 들고 다니다가 단속중인 경찰을 만나서 수색을 당했을 경우! 예를 들어 야구방망이를 들고 있었다면 사람을 해치려고 들고 다닌게 아니라 야구선수라서 들고 다닌겁니다- 라는걸 경찰선생님한테 이야기하고 납득시켜야 한다. 안 그러면 체포될 수도 있다고... 왠지 이쯤 되면 무에타이 클래스라도 끊어야 하나 싶어지는데...

 

출처: wikipedia

 

다행히 페퍼스프레이는 된다고 하네요! 단, 호신용으로 사용됐을 때만! 합법이고, 엄밀히 따지면 페퍼스프레이도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무기로 분류가 되서 정석대로라면 허가를 받아야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근데 누가 그렇게 함... (짜증이 나려고 한다) 이쯤 되면 이 나라는 나쁜 일을 당하면 그냥 반항하지 말고 다 내주라고 권하고 있는 듯한 느낌적 느낌... 

 

아무튼 페퍼스프레이는 ACE 같은 하드웨어 샵에서도 파니까 호신용으로 필요한 사람들은 구입하길 바란다. 

 

호신술을 배울 수 있는 곳도 링크합니다:

https://www.expatgo.com/my/2017/01/27/places-to-learn-martial-arts-in-malaysia/

 

13 places to learn martial arts in Malaysia

Martials arts aren't just great fun but they're also highly effective for keeping fit since it gives you a full-body workout

www.expatg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