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관리 후기

말레이시아 치과에서 사랑니 뽑은 후기 (+치료비)

unidesu 2019. 11. 8. 17:40


뎅기에 걸리고나서 한달반쯤 지난 시점이었음


어느날 잇몸이 아픈거임

좀 많이...

원래부터 잇몸이 안 좋긴 한데

가끔 아프면 파라돈탁스를 발라서

통증을 완화시켜보긴 하는데 

발라도 계속 아픈거임!


그래서 예전에 스케일링이랑

루트플래닝(잇몸치료)를 했었던

집 근처 치과를 방문함 



치과는 여기임▼



말레이시아 의료수준이 

과거에 비해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한국 수준에는 못 미쳐서

병원 한 번 가려고 하면 

후기나 추천글을 

엄청나게 검색하고 가는 편임



이 치과는 연지 2년 정도밖에 안 되서

후기가 별로 없었지만 

몇 안 되는 후기가 좋길래 

괜찮은 치과를 한 번 개척해보자!

라는 생각으로 한 번 가본 이후로

의사선생님도 친절하고 

치료 받은 다음에도 아무 문제 없길래 

그냥 다니고 있음


원래는 방사(Bangsar)에 있는

Imperial Dental Specialist를 다녔었는데

몇년전에 말레이시아 부총리 사위가 

여기서 치료 받다가 죽은 사건이 있어서 

그때부터 안 다님;





서론이 길었음. 아무튼...



선생님에 의하면

내가 잇몸이 자주 붓는 이유는

오른쪽 위아래에 난 사랑니 때문에

그 부위에 음식물이 잘 끼고 

양치질을 해도 잘 안 빠지거나 해서

잇몸이 붓게 되는거라고 함



그래서 사랑니를 뽑아야 한다고 함




...이 말을 들은 내 표정


벌써부터 무서움ㅎㄷㄷ



수술보다는 치료비 때매...



스케일링 받는데 

150~250링깃 (4~6만원) 드는데

사랑니 발치는 대체 얼마나 할까?엉엉



사랑니가 있는건 원래부터 알고 있었지만

꼭 뽑아야 되는 것도 아니고

문제 없으면 안 뽑아도 된다그래서

안 뽑고 있었는데...

결국은 뽑아야 되는 상황이 올 줄이야ㅠ



대충 검색해봐도 

30만원 이상 드는거 같았음

윗니같은 경우는 잡아뽑으면 되니까 

몇백링깃이면 되는데 


아래쪽에 있는 매복사랑니는 

잇몸을 째고 뽑아야하니까

수술(minor surgery)이 되어버려서...

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듬



그리고 말레이시아 치과의사협회(MDA)에서

2014년에 발행한 권장 치료비▼를 보면 



사랑니 발치는 9번 Oral Surgery의 

surgical removal of impacted tooth에

해당되서 치료비가 700링깃부터 시작




700링깃부터 시작을 한다는거니까...

금액은 의사가 책정하기 나름이겠죠ㅠ





정부병원(Government Hospital)에 가면

1링깃이나 2링깃에 뽑을 수도 있다고

증언하는 현지인들도 보였지만...

출처: https://forum.lowyat.net/topic/3024398/all





한국에서도 사랑니는 전문병원에 가라던가

쉬운 수술이 아니라 잘 알아보고 뽑아야 한다는데



2링깃에 뽑아주는 병원에 갔다가 

혹시라도 문제 생기면?? 




그래서 처음에는 한국에 가서 뽑을까 했었음


한국에서는 2~3만원이면 뽑으니까여...




마침 이 때쯤 제주도에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제주도 간 김에 사랑니 뽑고 오면 되겠다~ 했는데




사랑니 발치 후 일주일은 비행기 타는 것을 삼가는게 좋다.... 



제주도에 일주일 이상 안 있거든여....


기각





천상 여기서 뽑아야겠네... 하고


치과에 뽑는데 얼마냐고 물어보니까


윗니 아랫니 합쳐서 1,500링깃




40만원!!!!






너무 비싼거 아니니...



그치만 내가 

한국에 자주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사랑니 뽑으려고 한국 가는게 

항공권+숙박비 등등 합치면 

훨씬 더 비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냥 뽑기로 함





막상 뽑으려고 예약을 잡으니까

갑자기 그 때부터 불안해지기 시작함


과연 이 치과에서 뽑는게 옳은 것일까


내가 너무 검색을 안 하고 

이 치과로 정한건 아닐까?

그렇다고 인터넷에서 추천하는 곳이

괜찮다는 보장은 또 있는걸까? 



그래서 치과 홈페이지 들어가서

의사선생님 이력도 살펴보고 

치과 인스타도 들어가보고 

엄청나게 검색을 해봄 



결론은.... 

그냥 여기서 하자 

(모르겠다 귀찮다)







치료 당일


그 전날까지 사랑니 뽑다가 

잘못되서 얼굴 한 쪽이 마비된 사례같은 글들을 

계속 찾아봐서 불안감은 MAX 상태




넷플릭스 보면서 마음을 가다듬었지만

불안한 마음은 쉽게 가시지 않고...




접수할때 간호사한테

뽑을 때 아프냐...너무 불안하다

라고 토로를 하니

자기도 여기서 사랑니 뽑았고

자기는 누운 사랑니라서 더 심각한데도

하나도 안 아팠다며 걱정말라고

진통제를 먹으라고 줌 


사랑니 뽑기 전에 진통제를 미리 먹나?

얼마나 아파지면 미리 맥이지?

라는 생각으로 더 불안해졌지만

어쨌든 아픈건 싫으니까 그냥 먹음




내 차례가 되서 들어갔을 때


안 아프게 해주세요 ㅎㅎ



애써 침착한척 말했지만

속으론 패닉상태ㅋㅋㅋㅋ



사랑니 발치 후기 읽은 것 중에 

몸에 힘 주면 나중에 마취 풀렸을 때

더 아플거라는 생각이 떠올라서

최대한 힘을 빼려고 노력했던게 기억남

 

 


마취 많이 하니까 안 아플거라고 

하면서 마취를 진짜 많이 놔주는데


구석구석 깨알같이 놓고 혀에도 놓음


혀에 마취 주사 놓을 땐 패닉함







매도 먼저 맞으랬다고...

매복사랑니를 먼저 뽑기 시작하는데

마취해서 통증이 전혀 느껴지진 않았지만




잇몸 째고나서 치아를 뽑아올리려고 하는데


이게 쉽게 안 뽑히니까 이를 잡고 여러번 비트는거임!



분명히 내 사랑니는 이상하게 난게 아니라서

금방 뽑을거라고 했는데??



선생님이 손힘이 없는건지...

하도 안 뽑히니까

나중엔 간호사가 양손으로 내 턱을 붙잡음




이 때의 심경 



턱 잡고 뽑는데도 안 뽑힘 

턱을 한 세 번 잡았나?

내 턱 잡을 때마다 속으로 돌아버리는줄


제발 좀 뽑아내라!!!



한 세 번 시도 끝에 뽑힘




이 때까지 한 25분 걸렸나


나머지 15분 동안은 윗니 발치함


윗니는 그냥 수월하게 쑥 빠짐




그 결과:



(기념으로 가져가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가져가라고 해서 집에 와서 사진 찍고 버림ㅎ)







발치 후 




뽑고 나서 주의사항은:

▶발치 부위에서 계속 피가 나와서 거즈를 한 두 시간 물고 있어야 함 

▶침 뱉으면 안되고 다 삼켜야 함 (양치할 때도 퉷!!!하고 뱉으면 안 되고 롸-하는 느낌으로 뱉어야함)

▶이틀 정도는 얼음 찜질해줘야함

▶빨대 쓰면 안 됨 (커피 마실때 불편했음)

▶뜨겁거나 매운 음식은 실밥 뽑을 때까진 노노 

▶심한 운동이나 목욕은 노노 

▶술담배 노노 

▶수술 부위를 혀나 손으로 만지는 거 노노 




12시쯤 발치하고 집에 왔는데

2시까지도 피가 계속 나서

분명히 2시간만 거즈 물면 된다고 했는데?!

라고 생각해서 검색해보니


거즈를 꽉 물어야 지혈이 잘 된다고 함

다시 꽉 물고 한 3-4시쯤에 거즈 뺀 듯 



배가 고파져서 스프 먹어야징~하고  

뜨거운 물을 붓고나니 

아 뜨거운거 먹으면 안되지ㅠ 

아차 싶었지만 어쩔... 그냥 식혀서 먹음



그래서 첫 날은 그냥 스프로 떼웠구요...



둘째날은 아침에 장 보러 갔다가 
스무디랑 카스테라를 사옴 
빨대 없이 스무디 먹으려니까 맛이 안 남...
빨아먹어야 제 맛인디
카스테라는 입 안에서 녹여먹음
개불편 
저녁은 비비고죽 먹음 





셋째날부터는 

부드러운 국수류 위주로 먹을 수 있게 됐는데

이 날부터는 저녁때부터 수술 부위가 욱신거리기 시작



넷째날

수술 부위가 계속 욱신거리기 시작해서 

치과에서 준 진통제인 폰스탄(PONSTAN)을 계속 먹었는데도 

욱신욱신욱신욱신

냉찜질하고 온찜질하고 난리를 쳐도 아픔



실밥 뽑으러 치과 갈때까지 버텨보려고 했는데

신경이 쓰일 정도로 욱신거려서 

친구한테 아프다고 하소연을 했더니

그럼 나프록센을 먹어보셈 하길래


병원 약국에 가서 나프록센을 처방 받음


나프록센을 먹었더니 한결 나아짐!!!



일반 진통제로도 통증이 가시지 않을 땐

나프록센을 먹어보세여... 바로 낫습니다...





7일째 되던 날 

드디어 실밥을 풀기 위해 치과에 감!

간 김에 의사선생님한테 

잘 때마다 욱신거리고 아프다...

니가 준 약은 잘 안 들어서 나프록센 먹는다..

했더니 왜케 센 약을 먹냐고

나더러 pain tolerance level이 왜케 낮냐고 함

...




아니 그럼 아픈데 걍 참으라고요?






님이 내 고통에 대해 뭘 알아!






됐고 나프록센 만세입니다




암튼 실밥 풀고나니 훨씬 편해짐! 





그 때부터 현재까지 약 2개월이 흘렀는데...


아무 문제 없고 잘 아물었음




나중에 사랑니 뽑으러 갈 일이 있으면 

이 치과 추천함... 



물론 사랑니 2개 뽑는데 1,500링깃이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진 않음 

더 싸고 더 잘한다고 하는데 있다고 하면 

그 곳으로 가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