뎅기열 투병기 1탄에 이어 2탄을 시작해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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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뎅기 후기 1탄] 뎅기열 증상과 진단 받기까지의 여정
[말레이시아 뎅기 후기 번외] 뎅기열 증상, 치료법과 뎅기열 발생 동향
7월 9일 오전
이 날 아침에 친구랑 주고 받은 메시지ㅎ
열+두통+메스꺼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이렇게 고통스러울거라면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함
이 때 사진을 보면 고통때문에
자꾸 울어서 눈이 퉁퉁 부어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혈소판 검사하러 클리닉에 다시 감
수액주사 다시 맞고 있는데
내가 탈수증상을 보이고 있다며
의사가 당장 입원해야 한다고 함
말레이시아 병원비는 말도 안 되게 비싸고
검색해보니 입원 안 하는 케이스도 많아서
입원 안 하면 안 되냐고 물었더니
뎅기 걸렸다고 꼭 입원해야되는건 아닌데
나같은 경우는 물을 제대로 못 마셔서
입원하는게 낫다고 함
매일 물을 3리터씩은 마셔야 하는데
난 물 한 잔만 마셔도 토할거 같으니...ㅎ
뎅기열은 치료제가 있는게 아님
보통 한 일주일이면 낫긴 하는데
그 일주일 동안 상태가 어떤지 보기 위해
매일매일 피검사를 해야 함
갑자기 혈소판이 확 감소하거나 할수도 있어서...
그래서 입원을 안 하더라도
매일매일 클리닉을 가던지 해서
피검사를 무조건 해야한다는거임ㅠ
입원을 하면
계속 수액주사 맞고 있고
간호사가 매일 와서 피 뽑아가니까
입원하는게 낫다는 설명
그리고 괜찮아 보이다가도
갑자기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니
입원하는게 안전하다고 함...
그래서.....
의사가 써준 소견서를 받아서
집에 들러 옷가지를 챙겨 그랩을 타고
KPJ Damansara 병원에 감
응급실에서 뎅기때매 입원하려고 한다고 하면서
클리닉에서 받아온 소견서를 제출했더니
우선 등록을 하고 잠시 앉아있으라 함
그리고 곧 내 차례가 되서 의사를 만났는데...
의사왈
피검사 결과가 뎅기로 나왔다 해서
반드시 뎅기인건 아니다
?
뭐래?
라고 생각했지만
이 때는 몸도 마음도 지쳐있어서 그냥
그래... 니 말이 뭔들....
손에 이걸 꽂은 상태로
또 다시 검사를 받기 위해
하염없이 기다림
이 때부터 손이 붓기 시작함
기다리는 동안 병원 로비에 있는
커피빈에 왔는데 식욕이 1도 없어서
아빠가 먹는거 구경만 함
먹는거 보는데도 토할 거 같음
그러다 내 차례가 되서
피 뽑고 무슨 검사 또 하고...
계속 토할거 같아서
이걸 멈추게 할 순 없냐고 물어보니까
메스꺼움을 멈추게 해주는(?) 주사를 놔줌
근데 그 주사를 맞은 이후로
무슨 공황장애 걸린 사람 모냥
안절부절 못 한 느낌이 들면서
앉아있는 것도 힘이 들고
미쳐버리는줄 알았음
차가운 대기실 의자에서
앉았다가 기댔다가 옆으로 누웠다가
여기가 지옥인가 싶었음ㅋㅋㅋ
그냥 지옥도 아니고 무간지옥
암튼 한시간 반 정도가 지났나...
뎅기 확진 받고 입원 수속하라 그래서
입원 수속 카운터로 가서 등록을 하는데
직원이 세 명이나 있는데
세월아 네월아......
너는 기다려라...나는 의미없이 키보드를 치겠다....
설상가상으로 입원할 방이 없다며
방이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함
돌아버리겠는거져
이 때 내가 실수를 한 게
처음부터 1인실을 달라고 했어야 함
말레이시아 병원비가 살인적이라
4인실 달라고 한 게 실수였음
결국 1인실로 바꿀거면서ㅠㅠ
나중에 확인하니 4인실은 95~120링깃
1인실은 230~350링깃이었음
비싸더라도 1인실 하는게 나음
1인실은 간병인이 누울 수 있는 소파도 있음
아무튼 이 때는 정신이 없어서
그냥 알겠다고 하고 기다림
병원에 12시쯤 왔는데 두시까지 기다림
도저히 힘들어서 못 견딜 지경
빨리 누워야 될 거 같아서
나중에 방 나면 전화 달라고 하고
일단 그랩 타고 집으로 돌아감
집에 와서 침대에 누워있는데
평소에는 낮에 더워서 에어컨 키는데
에어컨을 안 키고 후드 입고 있는데도
마치 에어컨을 킨 것처럼 추움
이불 뒤집어쓰고 한 두 시간 잤나
4시쯤에 병원에서 방 났다고 전화와서
언니 차 타고 병원으로 고고
이 때 경황이 없어서 사진을 못 찍었는데
4인실도 사실 나쁘지는 않음
다만 너무 춥고 간병인이 있기가 불편할 뿐
입원하자마자 기절한듯이 자고
저녁 8시쯤 깸
병원에서 주는 음식은 대략 이런 느낌
식욕 1도 없고 뭘 먹으면 토할거 같아서
건드리지도 않음
나중에 좀 나았을 때 먹어봤는데 먹을만함
기내식보다는 맛남 ^_^
그리고 매일매일 물을 얼마나 마셨고
음식은 뭘 섭취했고 대소변은 얼마나 봤는지
기록하는 종이를 주고 감 (이런거...▼)
첨엔 열심히 재가면서 기록했는데
나중엔 귀찮아서 눈대중으로 대충 적음...ㅎ
7월 10일
먹는 것도 없고 열나고 머리 아프니까
체력이 있는대로 약해져서
계속 병든 닭처럼 수시로 잠이 오는데
간호사, 청소부 등 병원 직원들이
수시로 들낙거리는 통에
잠을 편하게 자지는 못 함
그리고 말을 겁나 시킴
안부 물어봐주는건 고마운데...
뎅기는 증상이 어쩌구 저쩌구
뎅기스플레인하는 사람들 오조오억명
그냥 날 좀 내버려뒀으면...
그리고 이 날은 아침부터 설사함
회진오는 의사마다 설사했냐고
설사설사 노래를 부르더니
이때까지의 증상
고열 CLEAR
두통 CLEAR
오한 CLEAR
근육통 CLEAR
복통 CLEAR
메스꺼움 CLEAR
식욕부진 CLEAR
피부발진 CLEAR
설사 <-NEW!!
그리고 오래 누워있어서 그런건지
등이 너무 아파서
똑바로 누웠다 옆으로 돌아누웠다
자세를 계속 바꿔가면서 누움
매트리스 위에 오리털 이불 깔고
나름 푹신하게 했는데도 불편했음
4인실은 엄마가 누워있을 데가 없어서
저녁에 누울 수 있는 소파가 있는
1인실로 옮김
7월 11일
뎅기때매 아파서 자주 울다보니
계속 얼굴이 부어있는데
간호사들이 얼굴이 부은건지
아님 원래 그렇게 생긴거냐고 물음ㅋㅋㅋ
글구 뎅기때매 얼굴에도 피부발진 났는데
피부가 원래 그러냐라고도 물음
크림 좀 바르라는 둥ㅋㅋㅋㅋㅋㅋ
사람 빡치게 만드는 질문하기 대회중인가?^^
이 날부터는 드디어! 뭘 먹을 수 있게 됨
입맛이 없는 상태일 땐 김이 짱인듯
끓인 밥에 김 말아서 조금 먹음
말레이시아에서는 뎅기열에 감염되면
해당 클리닉/병원에서 보건부에 통보를 해야함
보건부에서 그러면 환자한테 확인 전화를 하는데
환자의 거주지, 직장, 그리고
최근에 주로 활동한 곳 등을 물음
그래서 그 쪽에 뎅기모기가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방역(fogging)을 하는거임
이 날 보건부 전화를 받았는데
한 세 번 전화와서 좀 짜증남ㅋㅋㅋ
전화 받을 힘도 없어죽겄는데
여러 곳에서 뎅기 판정을 받아서 그런가봄
7월 12일
상태가 호전되는거 같고
슬슬 집에 가고 싶어져서
의사한테 퇴원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혈소판 수치가 감소해서 안 된다고 함
침대가 불편하니까 빨리 집에 가고 싶음
7월 13일
드디어 퇴원해도 된다는 통보를 받음!
오후 3시쯤 퇴원함!
입맛이 조금씩 돌아오기 시작함
이 날부터 죽이 아닌 밥을 먹음
7월 14일
장 보러 잠깐 외출함
한 20분 정도 서 있었는데
식은땀이 나고 다리고 후들거림
그리고 숨이 잘 안 쉬어져서
이건 또 뭔가 하고 검색해보니까
뎅기 회복기에 있을 수 있는 증상이라함
정말....
플러스로
피부발진 생겼던 부위들이
미친듯이 가려움
특히 밤이 되면 체온이 오르니까
더 가려워져서 박박 긁다가 자게 됨
항히스타민제를 먹고 자도
그닥 소용 없고요? ^^
이 가려운 증상이 한 달은 간 듯
7월 15일
숨쉬기가 힘듦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머리가 깨질거 같음
7월 18일
이 날은 병원 가는 날!
피검사 받았는데
정상 판정 받음 호우!
퇴원하고나서도 한 두달까지는
운동도 안 하고 (의사가 하지말라고 함)
무리를 주는 활동을 일체 안 함
하려고 해도 기력이 없어서 못 함ㅎ
운동도 안 하고
먹기만 잘 먹고 돌아다녀서
요즘은 디룩디룩 살만 쪄서 슬픔
후기 끗.
KPJ Damansara 병원비
- 입원일자: 7월 9일 오후 4시쯤
- 퇴원일자: 7월 13일 오후 3시쯤
- 7월 9일은 4인실, 7월 10일 저녁부터는 1인실 사용
- 밥 세 끼 다 주고, 매일 피검사, 해열제, 수액주사
- 총 5,400 링깃 (약 150만 원) 정도 나옴
다행히 한국에 옛날부터 들어둔
삼성화재 보험이 있어서
청구한 결과 93만원 가량 지급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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