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어느날 갑자기 시작된
족같은 족하수 때문에
러닝을 중단하고
삶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게 된
슬픈 초보 러너의
지난 두 달간의 고뇌와 고행을 기록한 것임
본인은 2024년 5월부터 7월까지
런데이 30분 달리기 프로그램을 졸업하고
8월부터는 주 3-4회 5키로 달리기를 지속하고 있었음
신체적, 정서적 건강을 위해 시작했지만
꾸준히 뛰다보니 달리기에 재미를 붙이게 되었고
나중에는 사는 동네를 벗어나 다른 곳에 가서도 뛰고
5키로 펀런(Fun Run) 대회에도 수차례 참가하게 됨
5키로 러닝에서
6키로, 7키로로 조금씩 거리를 늘려나가다가
10월의 어느 날
마침내 ★10키로★ 달리기 대회도 완주하게 됨
그런데 10키로를 너무 무리해서 도전했던걸까
10월 들어 왼쪽 무릎 뒤쪽에
불편감이 느껴지기 시작했음
그래서 달리기 전에
이런▼비복근 (종아리 뒷근육) 스트레칭이나
햄스트링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곤 했었는데
스트레칭을 해도 뻣뻣한 느낌이 사라지진 않았지만
스트레칭을 덜 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계속 달렸음 ㅎㅎ
이제 나도 어엿한 러너가 되어가고 있구먼
다음은 10키로 페이스 단축이다-! 하고
비극의 그림자가 드리운지도 모른채
기록 향상을 위한 결의를 다졌던 나skㅎ
11월초
그 날도 여느 때처럼
동네에서 가볍게 모닝런을 하고 있었음
한 15분쯤 뛰었을까
겉으로 보기엔 평지인데
자세히 보면 시멘트가 한 레이어 더 발라져있는
거의 평지나 다름 없는 지점에서
발이 걸려서 앞으로 다이빙하듯이 넘어져버림
대략 이 짤과 유사하게...
180 케이던스에 맞춘 케이팝 사운드와
내 낙상을 본의 아니게 근거리에서 직관한
주변 행인의 '아유오케이??' 소리가 뒤엉켜져서
꿈을 꾸고 있나? 싶었음
이 때는 러닝을 거의 중독 수준으로 즐기던 때라
넘어져서 쪽팔린 것 보다는
왜 하필 넘어져서 러닝을 중단시키는가- 라고 생각하며
내 몸뚱아리를 원망했었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이 때 넘어진 덕분에 허리디스크를 의식하고
올바른 자세와 생활습관을 갖게 되서
아무튼 무릎에 피가 철철 흐를 정도의 부상이어서
병원에 가서 드레싱을 하고 파상풍 주사도 맞고
상처부위가 아물기를 기다린지 일주일 째
문득 걸을 때
왼쪽 발가락에 힘이 안 들어가는 것을 느낌
정확히 말하면 무릎 뒤쪽 오금 부위가 뻣뻣하고
왼쪽 발가락에 힘이 빠지는 느낌
더 정확히 말하면 왼쪽 발가락 중에
특히 세 번째 네 번째 발가락에
힘이 안 들어가는 느낌이랄까
다리에 통증이 있거나 하진 않았음
달리다가 넘어진 날도
도로 시멘트가 살짝 불균형한 부분에
발이 걸려서 넘어진 것도 있겠지만
사실은 달리면서
왼쪽 무릎 뒤쪽이 뻣뻣하고
발가락에 힘이 안 들어가는 느낌이 계속 느껴져서
자꾸 의식을 하다가 넘어진 것으로 추정됨
아무튼 다리가 이상하니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 해결을 해야겠는데
'왼쪽 다리 감각 이상' '왼쪽 발가락 힘빠짐'
이런걸로 검색을 하니
허리디스크로 인한 방사통일 가능성이 높다고 나옴
꼭 통증이 아니어도 저리거나 감각이 이상한 것도
방사통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됨 ㅎ
특히 요추 4번 5번이 압박을 받으면
족하수 또는 풋드랍 (foot drop)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함
족하수(足下垂)
발 족(足), 아래 하(下), 드리울 수(垂)
즉, 발이 아래로 늘어진 모양
그런데 이 때까지만 해도
허리디스크를 딱히 의심하지 않은 게
우선 살면서 허리 통증을 느낀 적이 없고
까치발로 걷는 것도 되고
엄지발가락 들어올리는 것도 되고
한 발로 버티는 것도 되고
발뒤꿈치로 걷는 것도 되고 다 되는데
걷기 시작하기만 하면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신경이 중간에 차단을 당해서
발가락에 힘이 안 들어가는 느낌이 문제라
허리디스크 때문이 아니라
다른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함
아무튼 발가락에 힘이 안 들어가니까
걸을 때 발가락이 처져서 바닥에 끌릴려고 하고
안 끌리게 하려다보니 발을 옆으로 돌리면서 걷게 되거나
발가락을 들어올리려고 힘을 주다보니
걸을 때마다 온 신경이 곤두서서 극도의 스트레스
결국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자
정형외과를 방문하기로 함
의사에게 증상을 설명하니
의사가 바로 요추 (lumbar)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
MRI부터 찍고 다시 얘기하자고 함
의사를 만나기 전까지
이상근증후군인가...
이상근증후군은 없다는 의사도 있고...
당뇨는 없으니까 당뇨합병증은 아닐테고
혹시 뇌에 문제가 있나...
이런저런 추측들로 며칠 동안 심란해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시원하게
'어 발에 힘 빠지는건 거의 허리디스크 때문이야~'
라고 말해주니까
허리디스크가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보다도
의문점이 해소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후련함을 느낌
그런데 말입니다
다음날 MRI를 찍고
허리디스크를 컨펌받을 준비를 하고
의사를 다시 만났더니
의사가 MRI 영상을 보여주면서
별 일 아니라는 듯이
잇츠 오케이! 노 프러블럼!
이러는거임
허리디스크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뭐가 오케이고 뭐가 문제가 없다는건지 혼란스러워서
나 허리디스크 아님? 하고 물으니
(영상을 가리키며)
봐봐~ 여기도 괜찮고 여기도 괜찮잖아
별 거 아냐
6개월 정도 지켜보고 증상이 그래도 지속된다 싶으면 신경과 가봐
다리 불편하면 물리치료사 소개시켜줄까?
이러길래
의사선생님 가라사대
니 허리는 괜찮다 하시니
그런가보다? 하고 귀가함
그런데 nevertheless
의사선생님이 괜찮다고 해도
족같은 족하수가 사라지는건 아니잖슴?
그래서 이번에는 한의원을 찾아감
의사에게 증상을 설명했더니 바로
4번 5번에 문제 있는거네~
라고 하면서 MRI를 보여달라길래
아니 정형외과 갔더니 문제 없다던디요? 하니
그럴리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MRI상 허리디스크가 심한 편은 아닌데
4번 5번이 그 중에 조금 안 좋고
5번 1번도 약간 안 좋다고 설명함
그럼 왜 그 의사는 괜찮다고 한걸까요?라는 내 질문에
여기 의사들 중에
디스크가 수술할 정도로 심하지 않아서
자기네들이 해줄 게 없거나
돈이 되는 환자가 아닌 경우
그냥 괜찮다고 하고 보내는 경우가 있더라
그 말이 사실이라면
어쨌든간에
그건 둘째 치고
아니...
허리디스크가 심한 것도 아닌데
왜 족하수가 생기는거냐고
그러면서 의사선생님 왈
내가 달리다가 넘어졌기 때문에
또 넘어질까봐 두려워서
약간 심인성으로 인해
걸음걸이가 이상해졌을 수도 있다고 함
찾아보니 '낙상공포증'이라는게 실제로 있음
영어로는 'Fear of Falling (FOF)' ㅎ
어쨌든 침을 맞으면 좋아질거라고 하길래
그 말을 믿고 10번 가까이 맞고 있으나
사실 족하수 증상이 발생한 날부터
척추의 신 유튜브 구독을 통해
허리디스크와 관련된 정보를 섭렵한 덕분에
수술은 해봤자 소용 없고
스테로이드주사, 체외충격파 등 비수술치료법은
통증이 있는 경우 통증을 완화시켜줄 순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세교정★
★척추위생★
★요추전만★
이 중요하고
자연복대를 만들기 위한 근육단련도 중요하다!
이 점을 명심하면서
평소에 되도록 서 있으려고 하고
앉아 있을 때도 허리쿠션을 받치고
배에 힘주려고 의식을 하고
플랭크, 푸쉬업, 랫풀다운, 브릿지
이 4동작을 하루도 빠짐 없이 매일 하고 있고
사실 아직까지는
전에 비해 걷는게 아주 사알짝 나아졌나?
아닌가? 싶은 그런 아리까리한 느낌임
어떤 때는 잘 걸어지는 거 같다가도
어느 순간 다시 제자리
이런 상황의 반복이랄까
유일한 장점은
저 위에 동작들을 꾸준히 한 덕분에
몸이 탄탄해지고 있음 ㅋㅋㅋ
내가 지금 제대로 하고 있는건지
여기서 뭘 더 하면 나아지는건지를 알고 싶은데
꾸준히 더 하다보면 변화가 보이겠지?
내년 상반기 전에 다시 러닝을 할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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